퇴사 후 그동안 일한다는 핑계로 보지 못했던 친구를 만나러 왕복 4시간인 포항을 다녀왔다.
요즘 어깨와 목이 계속 안 좋아 장거리 운전이 걱정되긴 했지만 찜질팩을 보험 삼아 정말 오랜만에 친구와의 만남을 하고 왔다.
친구는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알게 되어 지금까지 쭉 연락을 하는 대학교 시절 유일한 친구다.
결혼 후 2년이 지나고, 친구는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진짜 친구라면 그 사이 한 번 봐야했지 않나? 할 수 있지만 회사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장거리로 친구를 만나는 일이 좀처럼 쉽지는 않다.
주말 하루를 통째로 투자해야만 만날 수 있는 거리이기도 했고, 각자 살기 바빴다.
주말에만 시간이 있는 직장인이기에 여러가지 미뤄뒀던 일들, 종종 생기는 결혼식, 집안 행사 등으로 친구들과의 만남은 몸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만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나는 이제 퇴사자~!
평일에도 장거리로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친구는 이제 자유롭지 못한 1살 아기 엄마인지라..
내가 이동하는 것이 몸도 마음도 편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제 만난듯 2년의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바뀐 것은 없던 예쁜 아이가 하나 생긴 엄마가 되었다는 것.
재미있는 일이다.
철없는 대학생때 만나 이리 저리 사고 치고, 다녔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아기 엄마가 되어 나에 눈엔 제법 노련한 엄마의 모습이 보이는 친구.
낯설지만 곧 낯설지 않게 될 나의 미래까지도 보게 하는 친구와의 만남이었다.
엄마들은 아기가 생기고 나면 친구들과 좀처럼 만나기가 쉽지 않다.
만난다 하더라도 아기와 함께 보면 시선은 늘 아기에게 향해있다.
친구도 결혼 후 퇴사를 하고 나와 똑같은 일상을 보냈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이를 키우며 주부로 살아가고 있다.
퇴사 후 살아가는 다양한 방식이 있는 것 같다.
‘퇴사’ 정말 비현실적이게 느껴졌던 일들이 이제 조금씩 실감이 되는 요즘이다.
아직도 종종 회사 꿈을 꾸곤 하지만 점차 이 생활에도 익숙해지고 여유도 생기는 것 같다.
남편은 나에게 퇴사 후의 삶을 좀 더 즐겨라고 말해준다.
퇴사 전 나의 퇴사를 부담 없이 찬성해 주었고, 퇴사 후 나의 삶에서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즐기라고 말해주기도 한다.
아직까지 퇴사 후 방향성을 못 잡고 있는 것 같아 종종 찾아오는 불안감이 남편의 눈에도 보였나 보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퇴사’였기에 ‘퇴사’를 결정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막상 ‘퇴사’를 해보니 ‘끝’은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퇴사 후 삶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오늘 친구를 만나러 오고 가는 장거리 운전에 다시 한 번 더 여유를 가지고 삶을 생각해야겠다는 갬성돋는 생각을 한 하루였던 것 같다.
오늘의 갬성 돋는 퇴사일기, 퇴사여행 끝!
생각한다 -> 행동한다-> 지속한다
꿈꾸는 행복한 일들을 행동하는 꿈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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